라떼군 이야기


40조 원 증발의 신호탄? 테라 붕괴를 미리 안 '제인 스트리트'의 10분 엑싯

TL;DR 월스트리트의 거물 퀀트 트레이딩 기업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가 테라-루나 사태 당시 내부 정보를 이용해 40조 원 규모의 붕괴를 촉발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당했습니다. 테라폼랩스의 대규모 자금 인출 후 단 10분 만에 이루어진 제인 스트리트의 엑싯이 단순한 알고리즘의 반응인지, 아니면 백채널을 통한 정보 비대칭의 결과인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을 붕괴시킨 테라-루나 사태는 보통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실패’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최근 제기된 소송은 이 서사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월가에서 가장 정교한 알고리즘을 다루는 트레이딩 기업이 붕괴를 미리 알고 개미들보다 먼저 탈출했다는 의혹입니다. 이는 단순한 금융 스캔들을 넘어, 탈중앙화 시스템(DeFi)에서 거대 자본과 알고리즘이 정보 비대칭을 어떻게 무기화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핵심 내용

소송의 핵심은 2022년 5월 7일에 벌어진 ‘운명의 10분’입니다. 테라폼랩스가 유동성 풀에서 1억 5천만 달러를 조용히 인출한 지 정확히 10분 뒤, 제인 스트리트와 연결된 지갑이 8천5백만 달러를 빼냈고 이것이 테라USD 디페깅의 방아쇠가 되었습니다. 파산 관재인은 제인 스트리트에서 일하던 전 테라폼랩스 인턴이 ‘백채널’을 구축해 미공개 중요 정보(MNPI)를 빼돌렸다고 주장합니다. 제인 스트리트 측은 권도형의 본질적인 사기 행각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 역시 유사한 시장 조작 혐의로 소송을 당하면서 월가 마켓 메이커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관점에서 이 사건은 온체인(On-chain) 데이터의 투명성과 오프체인(Off-chain) 정보의 불투명성이 충돌하는 지점을 정확히 보여줍니다. 퀀트 트레이딩 시스템은 보통 시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싱하여 리스크를 회피하도록 프로그래밍되지만, 이번 케이스는 알고리즘의 트리거가 온체인 지표가 아닌 ‘인간 네트워크를 통한 비공개 데이터 피드’였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신뢰할 필요 없는(Trustless)’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그 위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들은 여전히 철저히 중앙화되고 폐쇄적인 정보망에 의존하는 블랙박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기술적 모순을 드러냅니다.

시사점

이 사건은 DeFi 프로토콜을 설계하는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위협 모델링(Threat Modeling)을 요구합니다. ‘코드가 곧 법(Code is law)‘이라는 순진한 접근을 넘어, 고도화된 기관 투자자들이 오프체인 정보를 이용해 알고리즘적으로 유동성을 뱀파이어처럼 흡수해가는 시나리오를 방어할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또한, 향후 법원이 토큰 시장에서의 ‘미공개 중요 정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개발 로드맵이나 트레저리 이동을 공지하는 방식에 엄격한 컴플라이언스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10분 엑싯은 천재적인 리스크 관리 알고리즘의 승리일까요, 아니면 규제 공백을 노린 구시대적 내부자 거래일까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제인 스트리트의 트레이딩 알고리즘과 내부 통신망이 공개된다면, 월가 최상위 포식자들의 블랙박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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