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구형 전화선에서 1.7Gbps 뽑아내기: 영국 가정집의 기가비트 이더넷 구축기

TL;DR 불안정한 전력선 어댑터(Powerline) 대신, 집안에 방치된 전화선을 활용해 기가비트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례입니다. G.hn 표준을 지원하는 Gigacopper 장비를 사용하여, 복잡한 배선 공사 없이 1ms 미만의 지연 시간과 실제 1Gbps 이상의 속도를 달성했습니다.


기가비트 인터넷을 사용하더라도 정작 내 방까지 그 속도를 온전히 끌어오는 것은 늘 난제입니다. 벽을 뚫어 랜선을 새로 깔기는 부담스럽고, 와이파이나 전력선 어댑터는 게이밍이나 대용량 전송에 필요한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랜선이 없는 구형 주택 구조에서 기존 전화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해 ‘유선급’ 성능을 확보한 한 엔지니어의 집요한 해결 과정을 소개합니다.

핵심 내용

저자는 전력선 어댑터의 높은 지연 시간과 들쭉날쭉한 속도(80~180Mbp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일 Gigacopper사의 G.hn 기반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이 장비는 기존 전화선(RJ11/BT 소켓)을 데이터 전송 통로로 사용합니다. 전력선과 달리 전화선은 노이즈가 적어 물리 계층 속도 1.7Gbps, 실측 1Gbps 이상의 대역폭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영국 특유의 난해한 ‘데이지 체인(daisy-chain)’ 배선 구조 때문에 표준 이더넷 포트로 개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별도 공사 없이 즉시 고성능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이 사례는 물리적 매체(Physical Layer)의 특성이 네트워크 품질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보여줍니다. 전력선은 가전제품 노이즈로 인해 패킷 손실과 지연이 발생하기 쉽지만, 전화선(Twisted Pair)은 데이터 전송에 훨씬 유리한 매체입니다.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선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G.hn Wave 2 기술을 통해 전화선을 RF 신호 매체로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물리적으로 스위칭이 불가능한 직렬 연결(Daisy Chain) 배선에서도 충돌 없이 고속 통신이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레거시 인프라를 걷어내지 않고 변조 기술만으로 현대화한 훌륭한 엔지니어링 사례입니다.

시사점

랜선 공사가 불가능한 전세집이나 구축 아파트 거주자, 혹은 홈 랩(Home Lab)을 구축하려는 개발자들에게 매우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한국의 경우도 오래된 아파트에 전화선 관로는 있지만 랜선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VDSL 기술의 현대적 버전인 G.hn 솔루션을 활용하면 벽을 훼손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백본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MoCA(동축 케이블)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전화선이 강력한 ‘제3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술은 이미 성숙해 있지만, 이를 일반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여러분의 집 벽면에 잠자고 있는 낡은 전화 단자가, 사실은 와이파이보다 훨씬 강력한 기가비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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