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기간 동안 소지섭, 강지환 주연의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많았지만 먼저 재미있었는지 추천할만한지를 물어보신다면 나는 추천할만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스포일러(spoiler)가 되고 싶진 않기에 간단하게만 내용을 요약하면 극중 영화배우로 등장하는 강지환(장수타)와 진짜 깡패로 등장하는 소지섭(이강패)이 영화를 찍는 내용이다 실제 깡패로 살아가는 소지섭은 인생 자체가 목숨을 걸만큼 치열한 삶이기에 그런 삶을 흉내만 내는 강지환을 못마땅해 한다. 처음에 강지환은 소지섭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찍어가며 조금씩 이해해 간다. 하지만 이해한 듯 보였던 소지섭의 삶이 정말로 그 속에서 목숨을 걸만큼 치열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강지환에게는 결국 결코 이해하지 못한 삶이 된다는 그런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영화 내용을 해석한 것이라 실제 보는 사람과의 이해가 다를 수 있겠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인생의 치열한 삶’ 이라고 생각했다. 극중 강지환처럼 가짜 흉내 내는 것만으로는 실제 그것들을 업(業)으로 삶고 있는 사람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마치 예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들거나 의사나 변호사들의 삶을 이해하려 드는 것과 마찬가지 일 거란 생각을 했다. 겉으로는 그 사람들의 삶이 좋아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업으로 삶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있는 생존과도 연관되어 있기에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남들이 모르는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이곳 저곳에서 치열한 삶을 주제로 하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책들에는 한결같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들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여유롭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사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여유롭고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 치열한 부분이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삶을 느낄 수 있는데 사람들이 이런 격한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도 좀더 각자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절대 그들이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루고 영화로써 새로운 삶을 느끼고 그로 인해 그들의 실제 삶의 방향이 조금은 좋은 쪽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