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뱅가드 펀드 수익률도 못 내면서 병원 문은 닫게 만드는 6,000조 원의 비밀

TL;DR 미국 공적 연금은 6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지만, 막대한 수수료를 내면서도 단순 인덱스 펀드 수익률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 자금은 전력망이나 원전 같은 필수 인프라 대신 단기 수익을 쫓는 사모펀드로 흘러들어가 실물 경제를 해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연금 자본이 다시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망, 주택 공급,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외치지만, 정작 이를 지을 ‘돈’이 어디서 올지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놀랍게도 그 돈은 이미 존재합니다. 바로 미국 공적 연금에 묶인 6조 달러(약 8,000조 원)입니다. 이 글은 왜 이 거대한 자본이 국가 재건에 쓰이지 않고 월스트리트의 배만 불리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병원 문을 닫게’ 만드는지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핵심 내용

첫째, ‘성과 스캔들’입니다. 지난 20년간 미국 공적 연금은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며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했지만, 그 결과는 수수료가 거의 없는 뱅가드 60/40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거나 더 나빴습니다. 둘째, ‘기간 불일치’ 문제입니다. 연금은 3040년 뒤를 보는 ‘인내심 있는 자본(Patient Capital)‘이어야 하지만, 현재는 57년 만기의 단기 사모펀드에 묶여 있습니다. 정작 30년 만기 투자가 필요한 전력망이나 원전은 자금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 ‘약탈적 구조’입니다. 연금 자금은 지역 사회를 위한 인프라 대신, 병원을 인수해 폐쇄하거나 지역 신문사를 파산시키는 사모펀드의 ‘구조조정’ 자금으로 쓰이며 연금 가입자의 삶을 오히려 파괴하고 있습니다. 넷째, ‘대안의 존재’입니다. 일본의 GPIF나 1960년대 이전 미국의 모델처럼, 연기금이 중개 수수료 없이 국채나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재정 상호주의’ 모델로의 회귀를 제안합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이 현상은 전형적인 ‘불필요한 복잡성(Accidental Complexity)‘과 ‘조기 최적화’의 실패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모놀리식 아키텍처(인덱스 펀드/국채 투자)가 훨씬 효율적이고 유지보수 비용(수수료)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불필요하게 복잡한 마이크로서비스(사모펀드/헤지펀드)를 도입해 시스템의 오버헤드만 키운 꼴입니다. 또한, 시스템의 목적 함수(Objective Function)가 ‘가입자의 장기적 이익’이 아니라 ‘중개인의 단기 수수료 극대화’로 잘못 설정되어 있을 때 발생하는 시스템적 부패를 보여줍니다. 기술적으로는 ‘자본의 흐름’이라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최종 목적지(인프라 건설)로 가지 않고 중간 노드(금융 중개인)에서 패킷 손실(수수료)만 발생시키는 비효율적인 네트워크 토폴로지와 같습니다.

시사점

테크 업계, 특히 AI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 조달 비용이 높은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본 배분 시스템이 고장 났기 때문입니다. 만약 연금 자본이 인프라 투자로 방향을 튼다면(Industrial Policy), 하드테크(Hard Tech) 및 에너지 분야의 개발자들에게는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또한, 핀테크나 블록체인 기술이 단순히 금융 투기를 돕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자본 배분의 비효율을 해결하고 ‘자금의 투명한 추적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금융이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도구인지, 아니면 실물 경제를 갉아먹는 기생충인지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6조 달러의 자본이 ‘수수료 사냥’을 멈추고 ‘국가 건설’로 돌아설 때, 우리가 꿈꾸는 기술적 미래(풍부한 에너지, 자동화된 공장)도 비로소 가능해질 것입니다. 자본의 공급 사이드 혁신 없이는 기술 혁신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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