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8비트의 로망을 노트북으로: 6502 기반 홈브루 랩탑 'LT6502' 심층 분석
TL;DR 전설적인 6502 CPU를 기반으로 배터리, LCD, 키보드를 갖춘 완전한 노트북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8MHz로 작동하는 CPU와 그래픽 명령어가 확장된 EhBASIC을 탑재하여, 하드웨어 설계부터 펌웨어까지 밑바닥부터 구현했습니다.
클라우드와 AI가 지배하는 시대에,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8비트 CPU로 자신만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LT6502 프로젝트는 단순한 레트로 감성을 넘어, 애플 II와 코모도어 64의 심장이었던 6502 프로세서를 현대적인 부품들과 결합해 실제 작동하는 ‘노트북’으로 재탄생시킨 하드웨어 해커의 집념을 보여줍니다.
핵심 내용
이 프로젝트는 65C02 프로세서를 8MHz로 구동하며(오리지널 하드웨어의 약 8배 속도), 65C22 VIA로 I/O를 제어하고 Compact Flash를 저장장치로 사용합니다. 특히 9인치 디스플레이와 10,000mAh 배터리를 내장해 완전한 휴대성을 확보했습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EhBASIC을 포팅하고 CIRCLE, LINE 같은 그래픽 명령어와 파일 시스템(LOAD/SAVE)을 직접 구현하여 하드웨어를 제어합니다. 제작 과정은 PCB 설계부터 케이스 조립, 그리고 CPLD를 이용한 타이밍 조절까지 풀스택 엔지니어링을 포함합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기술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구형 아키텍처와 현대적 주변기기의 통합’입니다. 느린 8비트 버스 시스템에서 고해상도 LCD 컨트롤러(RA8875)나 USB(FTDI), CF 카드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CPLD로 타이밍을 조절하는 방식은 임베디드 시스템 설계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또한, 단순히 기존 OS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WozMon(모니터 프로그램)과 BASIC 인터프리터를 직접 수정하여 하드웨어 추상화 계층(HAL)을 구현한 것은 컴퓨터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어 교과서적인 접근보다 훨씬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시사점
이 프로젝트는 현대 개발자들에게 ‘추상화 아래의 세계’를 상기시켜 줍니다. 라이브러리 뒤에 숨겨진 레지스터를 직접 조작하고 메모리 맵을 설계하는 경험은 시스템 최적화와 로우 레벨 디버깅 능력을 키우는 데 근본적인 도움을 줍니다. 또한, 기성품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아닌 개별 칩(Discrete components)들을 조합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은 하드웨어 동작 원리를 마스터하려는 엔지니어들에게 훌륭한 실전 레퍼런스가 됩니다.
작성자가 스스로 ‘미친 짓(crazy)‘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런 프로젝트야말로 기술적 호기심의 순수한 결정체입니다. 낡은 기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나만의 컴퓨터’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모든 엔지니어에게 잃어버린 ‘만드는 즐거움’을 다시금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