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Oxide Computer, 2억 달러 시리즈 C 유치: "우리는 절대 인수되지 않는다"는 가장 비싼 서약

TL;DR 서버 하드웨어 스타트업 Oxide가 당장 자금이 급하지 않음에도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고객들에게 “우리는 대기업에 인수되어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독립적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한 전략적 자본 확보입니다. 즉, 이들에게 자본은 단순한 운영비가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능(Feature)‘입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특히 데이터센터 서버를 만드는 일은 막대한 초기 비용 때문에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 힘든 분야로 꼽힙니다. 그런데 랙 스케일(Rack-scale) 컴퓨터를 만드는 Oxide가 최근 2억 달러라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평소 “과도한 투자 유치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는 것입니다. 왜 그들은 자신의 철학을 거스르는 듯한 결정을 내렸을까요? 이 글은 그 이면에 숨겨진 ‘신뢰’라는 비즈니스 전략을 파헤칩니다.

핵심 내용

첫째, Oxide는 이미 하드웨어 제조와 공급망 관리 등 복잡한 유닛 이코노믹스를 해결하며 확실한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입증했기에 생존을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니었습니다. 둘째, 이번 투자는 외부의 새로운 투자자가 아닌, Oxide의 비전을 깊이 이해하는 기존 투자자들로만 채워졌습니다. 셋째,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독립성 보장’입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은 유망한 인프라 스타트업이 거대 기업(Cisco, Dell 등)에 인수되어 제품이 단종되거나 변질되는 것을 수없이 겪었습니다. Oxide는 막대한 현금 보유량을 통해 “우리는 인수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고객에게 증명한 것입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기술적 관점에서 Oxide의 접근은 ‘수직 통합의 완성’을 의미합니다. 펌웨어(Rust 기반)부터 섀시,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직접 설계하는 그들의 방식은 기술적 우위는 확실하지만 초기 자본 리스크가 큽니다. 이번 투자는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가장 큰 버그인 ‘불확실한 지속 가능성’을 자본으로 패치(Patch)한 셈입니다. 또한, 이는 빠른 ‘엑시트(Exit)‘를 목표로 하는 일반적인 실리콘밸리 모델과 달리,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처럼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영속하는 ‘제너레이셔널 컴퍼니(Generational Company)‘를 지향한다는 선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회사가 망하면 고철’이 되는 하드웨어의 본질적 공포를 해소했습니다.

시사점

인프라 엔지니어나 CTO들에게 이번 소식은 AWS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존 온프레미스 벤더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선택지’가 실질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합니다. 개발자들에게는 Rust 언어로 작성된 펌웨어와 투명한 하드웨어 제어권이 보장되는 시스템이 시장에서 자본적으로도 검증받았다는 신호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는 “고객의 불안(인수되어 사라질까 봐)을 해소하기 위해 자본을 전략적 무기(신뢰 보증수표)로 사용하는 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돈이 필요 없는데 돈을 받았다"는 말은 모순처럼 들리지만, 보수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메시지가 됩니다. 과연 Oxide는 그들의 공언대로 거대 레거시 벤더들에 맞서 독립적인 컴퓨팅의 미래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이제 기술적 검증을 넘어, 지속 가능성을 증명하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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