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단돈 5천 원으로 만드는 초정밀 Wi-Fi 아날로그 시계: 월마트 시계와 ESP8266의 만남
TL;DR 4달러짜리 저가 아날로그 시계의 쿼츠 무브먼트를 개조해 ESP8266으로 제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NTP 서버와 동기화해 시간을 자동 보정하며, 전원 차단 시 바늘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 EERAM을 활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IoT 시대에도 아날로그 시계의 감성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저가형 아날로그 시계는 시간이 조금씩 틀어지기 마련이죠. 이 프로젝트는 월마트에서 파는 가장 저렴한 시계를 네트워크에 연결된 정밀 기기로 변신시킵니다. 단순히 하드웨어를 연결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인 바늘의 위치를 디지털로 추적하고 전원 차단 시에도 상태를 유지하려는 엔지니어링적 고민이 담겨 있어 흥미롭습니다.
핵심 내용
핵심은 시계 내부의 라벳(Lavet) 모터 코일을 분리하여 ESP8266의 GPIO에 직접 연결하고 양극성 펄스로 제어하는 것입니다. 시계는 15분마다 NTP 서버와 동기화되며, 현재 시각이 실제보다 느리면 빠르게 펄스를 보내 따라잡고, 빠르면 실제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가장 큰 기술적 난관인 ‘바늘 위치 추적(피드백 부재)’ 문제는 EERAM 칩을 추가하여 매초 바늘 위치를 저장하고, 초기 구동 시 웹 페이지를 통해 사용자가 현재 바늘 위치를 입력하게 함으로써 해결했습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이 프로젝트의 기술적 백미는 ‘상태 관리(State Management)‘에 있습니다. 피드백 센서(인코더)가 없는 오픈 루프(Open-loop) 제어 시스템에서 물리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쓰기 수명 제한이 있는 일반 EEPROM이나 Flash 대신 무제한 쓰기가 가능한 EERAM(SRAM+EEPROM 백업)을 선택한 점이 탁월합니다. 또한, 물리적으로 되감기가 불가능한 저가형 무브먼트의 하드웨어적 제약을 소프트웨어의 ‘기다림(Wait)’ 로직으로 우아하게 해결했습니다. 이는 하드웨어의 단점을 소프트웨어와 적절한 부품 선정으로 극복한 훌륭한 임베디드 설계 사례입니다.
시사점
이 사례는 레거시 하드웨어에 저비용으로 IoT 기능을 부여하는 ‘레트로핏(Retrofit)‘의 좋은 모델이 됩니다. 고가의 센서 없이도 소프트웨어적 상태 추적과 신뢰성 있는 메모리 소자 활용만으로도 충분히 견고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전원 불안정 상황에서 상태 복구가 중요한 IoT 엣지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가장 저렴한 부품으로 가장 정밀한 시간을 표시한다는 역설이 이 프로젝트의 매력입니다. 주변에 방치된 ‘멍청한(Dumb)’ 기기들에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심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