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군 이야기


오픈소스 기여도 '봉사활동'이다? 독일 개발자들의 외침이 주목받는 이유

TL;DR 독일에서 오픈소스 개발을 법적인 ‘자원봉사’로 인정해달라는 청원이 진행 중입니다. 디지털 인프라를 지탱하는 개발자들에게 세제 혜택과 법적 보호를 제공하여, 번아웃을 막고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현대의 모든 디지털 인프라는 오픈소스 위에 구축되어 있지만, 정작 이를 유지보수하는 기여자들의 노력은 단순한 ‘취미 생활’로 치부되곤 합니다. Log4Shell이나 XZ Utils 사태 등 공급망 보안 위협이 커지면서 유지보수자의 번아웃과 지원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독일 연방의회에 제출된 이 청원은 개발자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기여가 단순한 코딩을 넘어 ‘공공을 위한 헌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핵심 내용

청원의 핵심 주장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행정, 경제, 과학 등 사회 전반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공공재’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를 만드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스포츠 코치나 구조대원과 달리 법적, 재정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원인은 오픈소스 기여를 공식적인 자원봉사로 인정함으로써 ▲세금 공제 혜택(Ehrenamtspauschale) 제공 ▲비영리 단체 지위 획득 용이성 확보 ▲개인 기여자의 법적 책임(Liability) 완화 ▲비용 환급 및 기부 영수증 발급 등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국가가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기술적 인사이트

엔지니어 관점에서 이 청원은 단순한 보상 문제를 넘어 ‘소프트웨어 공급망의 안정성’과 직결됩니다. 현재 많은 핵심 라이브러리가 소수의 개인에 의존(낮은 Bus Factor)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막대한 보안 책임과 유지보수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오픈소스 기여가 법적 지위를 얻게 되면, 개인 개발자가 겪는 법적 리스크(예: 코드 오류로 인한 책임)를 단체 수준으로 완화할 수 있어 심리적 안전감을 줍니다. 또한, 기업 후원에만 의존하던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국가 제도를 통해 ‘공공재로서의 코드’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지속 가능성 모델(Sustainability Model)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시사점

이 청원이 입법화된다면 독일을 넘어 전 세계 오픈소스 정책에 강력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개발자들은 자신의 오픈소스 기여 활동에 대해 세금 감면 혜택을 받거나, 커리어적으로 공식적인 ‘사회 공헌’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의 오픈소스 활동을 장려할 법적/제도적 명분이 생기며, 결과적으로 더 안전하고 튼튼한 오픈소스 인프라 위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오픈소스 메인테이너’라는 역할이 하나의 직업적/사회적 지위로 격상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도로나 다리를 놓는 것이 공공사업이듯, 디지털 세계의 도로를 닦는 오픈소스 기여 또한 그에 준하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도 오픈소스 기여를 ‘디지털 공공재를 위한 헌신’으로 재정의할 시점이 되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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