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구글(Google), Yahoo!, Microsoft, 아마존(Amazon), 드롭박스(Dropbox), 네이버, 다음 등 많은 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이메일, 웹 오피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식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Andrew Lewis1는 “물건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고객이 아니라 팔리는 상품과 같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서비스의 대가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메일 서비스에서는 주고받은 메일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저장된 개인 데이터를 담보로 하고 있다. 어디에도 비밀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구글, 드롭박스, 트위터(Twitter) 등 많은 서비스들이 정부 또는 수사 기관이 요청한 개인정보의 공개 내용에 대한 자료도 열람234하고 있고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당연히 이 외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또 다른 우려되는 상황은 개인정보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임의로 열람 되고 분석되는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익을 위해 각 서비스에서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분석하여 개개인에게 맞는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만약 지금은 “사악해 지지 말자” 같은 모토(Motto)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언제든 원한다면 그 정책은 변경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시작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 최대 정보 거래 업체이며 전 세계의 약 5억 명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액시엄(Acxiom)은 실제로 개인정보를 거래하고 있는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주요 고객은 웰스 파고(Wells Fargo) 등 금융권, 도요타(Toyota), 포드(Ford) 등 자동차 회사, 메이시스(Macy’s) 백화점 등567 인데 이는 우리가 서비스의 무료 사용의 대가로 미쳐 신경 쓰지 못한 사이에 개인정보는 제공되고 있고 거래되고 있음의 증거로 볼 수 있다.

분석된 개인정보들은 곧 돈이 된다. 예를 들어 무심코 구글 검색을 통해 방문한 사이트에 포함된 애드센스(Adsense)나 페이스북(Facebook)의 ‘좋아요’ 버튼은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검색을 통해서 방문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즉, 사용자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구글의 Analytics8나 AddThis9 등의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들이 사실은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심을 기반으로 기업은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을 개인화(Personalization)라고 한다. 예를 들어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검색 결과를 패션 중심으로 전자기기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전자기기 중심으로 결과 보여줄 수 있다. 사용자들은 편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개개인 맞춤 서비스에 열광한다.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는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특별히 마련되지 않은 것은 보거나 소비하려 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마치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서비스에서 어쩌면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업들은 개인화를 이용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낮은 비용으로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구글에서는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단어를 검색했을 때 다른 검색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개인화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기업들에 조종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만났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분석된 성향 데이터를 이용하는 개인화에서는 이런 다른 의견이 검색될 수 없다1011.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논쟁을 기피하는 이유는 어떤 이유에서 든 다른 사람들과 껄끄러운 상태에 처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견 충돌이 적으며 각각의 서비스들은 사용자의 생각에 동조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사용자들은 결국 편안한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라는 확신은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른 구성원들과의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논쟁으로 재 창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잘못된 방향이라는 확신이 든다. 심지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여러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다른 문화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창의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12.

그뿐만 아니라 개인화로 충돌 없는 논쟁으로 새로운 미지 세계의 탐험이 점차 어려워지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과 관심분야 이외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보고 마치 이것이 정보의 전부인 양 생각할지도 모른다. 잘못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이를 통해 점점 생각이 굳어질 것이며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비유적으로 인터넷은 이제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의 탐험이 현재 크롬(Chrome)으로 정착되고 굳어지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들은 개인화하는데 점점 더 영리해 질 것이다. 빅 데이터 처리 능력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더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화가 우리 인간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창의력을 방해하며 개인을 상품의 도구로 전락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 우리 프로그래머들은 기술에 집착한 나머지 죄의식 없이 이런 기술을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로부터 탄생하는 서비스들이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은 필요하다. 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우리 프로그래머들은 새로운 기술로 세상이 위태로워졌을 때 기술로써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도 역시 우리이기 때문이다.

References

  1. (2012). Metafilter doesn’t do fedoras well MetaFilter.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www.metafilter.com/120487/Metafilter-doesnt-do-fedoras-well.

  2. (2010). Google Transparency Report.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www.google.com/transparencyreport/. 

  3. (2012). Dropbox - Transparency Report.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s://www.dropbox.com/transparency. 

  4. (2013). Twitter Transparency Report.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s://transparency.twitter.com/. 

  5. 액시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ko.wikipedia.org/wiki/%EC%95%A1%EC%8B%9C%EC%97%84. 

  6. (2012). <`소비자 게놈’의 종결자 액시엄社 아시나요> 연합뉴스.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06/18/0200000000AKR20120618001900072.HTML.

  7. (2012). [^제937호]: 사이버라치, 프라이버시를 팝니다 : 세계 : 뉴스 : 한겨레21.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33366.html. 

  8. (2005). Google Analytics Official Website – Web Analytics & Reporting. Retrieved October 4, 2013, from http://www.google.com/analytics/. 

  9. (2006). AddThis: The Largest Sharing and Social Data Platform. We Provide … Retrieved October 4, 2013, from http://www.addthis.com/. 

  10. (2012). The Filter Bubble: How the New Personalized Web Is Changing … Retrieved October 3, 2013, from http://www.amazon.com/The-Filter-Bubble-Personalized-Changing/dp/0143121235. 

  11. Pariser, E. (2011, May 12). The filter bubble: What the Internet is hiding from you. Penguin UK. 

  12. (2011). 외국어 습득으로 창의성 높인다 - 사이언스타임즈. Retrieved October 4, 2013, from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49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