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사용자를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대체로 1, 2위 업체인 네이버와 다음이 독점하고 있다. 누군가 만약 어떤 인터넷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이들 1, 2위 포털 사이트에서 관련 내용을 찾는다면 대부분 원하는 서비스 또는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온오프믹스(onoffmix.com)가 지향하고 있는 행사 및 이벤트 관리 서비스이다. 포털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모임 형식의 카페들과는 성격이 확실히 다르다.

온오프믹스는 다양한 모임 정보를 제공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재미있는 모임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모임들은 여러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고 단순히 재미를 위한 모임부터 학술 정보를 나누는 모임까지 형태는 다양하다. 또한, 지역별, 시간별, 가격별로 모임을 검색할 수 있는 편리한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나는 시간이 되면 개인적으로 세미나에 자주 참석하는 편이다. 세미나를 통해서 기술의 최신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때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다시 힘써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나는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서 많은 모임에 참석했고 최근에는 편리함 때문에 이 사이트를 통해서만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참석했던 모든 모임이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몇 번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을 했고 경험을 통해서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나만의 방법들을 터득했다. 그것은 정형화된 형식으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장기 기억(Long-Term Memory)을 통한 선택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 기억에 해당하는 어의 기억(Semantic Memory), 사건 기억, 과정 기억, 감정 기억을 통해서 어떻게 기억이 나의 선택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사람이 주로 많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어의 기억이라고 한다. 이는 세상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가지는 지식과 개념을 말하며 작은 개념들이 뭉쳐진 커다란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장기 기억의 언어적 정보의 의미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1982년 Lynch & Srull는 의미 기억에서의 정보는 연산망 형태로 조직화 된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산망은 저장된 의미적 개념을 나타내는 일종의 기억 마디(Nodes)이고, 기억 마디의 선들은 가능한 연합을 나타낸다. 의미 기억에 관해서는 잘 알려진 Collins & Loftus의 이론에 따르면 정보는 의미 연산망으로부터 확산적 활동을 통해 회상된다고 한다1.

나는 대체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주관하는 윈도우(Windows) 운영체제 관련이나 오라클(Oracle)에서 주관하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또는 팀 버너스(Tim Berners-Lee)리 처럼 해당 기술의 전문가라고 대표 되는 사람의 세미나는 큰 고민 없이 선택하고 있었다. 이것은 어의 기억의 작동된 것으로 “책은 어디서 사야 하는지?”, “서울에서 미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당연히 비행기를 타야 한다.) 등처럼 일반적인 지식의 개념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건 기억이란 특정한 사건이 있는 기억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 아이는 오이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가 오이를 먹을 때마다 배가 아팠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예로 어떤 남자는 비틀스(Beatles)의 Let it be를 들으면 괜히 슬퍼지는 느낌이 드는데 예전 연인과 헤어졌을 때 카페에서 흘러나왔던 노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처럼 특정 사건을 통한 장기 기억이 된 것을 사건 기억이라고 한다.

나는 무료 세미나는 대체로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내용의 의심 여지가 없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에는 간혹 신청하기도 하지만 그럴 경우에도 아주 신중하게 결정하고자 노력한다. 아마도 이것은 예전에 내가 여러 가지 중요한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꼭 듣고 싶었던 주제이기에 참석한 무료 세미나에서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한번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비록 그 당시 어떤 다른 중요한 일을 미루고 세미나에 참석하게 됐는지는 기억나지는 않지만 실망했던 기억 만은 남아있다.

과정 기억(절차 기억)이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방법에 대한 기억, 몸으로 기억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런 기억은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과정 기억은 잘 잊혀지지 않는다. 과정 기억은 운동 학습이라고도 하는데 기술을 정상적으로 습득, 수행하기 위해서는 운동 감각과 관련된 신피질의 신경망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저핵과 소뇌 기능에 의존한다. 과정 기억과 관련된 피질하 구조물은 기술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2.

내가 세미나 선택에서는 별다른 과정 개입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사이트를 방문함에서는 특별한 과정 기억이 존재하고 있었다. 나는 대체로 크롬(Chrome)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구글(Google) 사이트에서 온오프믹스를 한글로 검색한 후 첫 번째 검색 결과를 클릭하여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나의 이런 행동 방식을 과정 기억의 일부로 생각할 수 있다.

감정 기억이란 공포, 행복감, 슬픔 등 느낌. 즉, 감정 그 자체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이는 주관적 경험에 의한 감정 상태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Pham 등(2001)은 자극물에 대한 본능적 직감(Somato-Visceral)에 의한 반응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Schwarz와 Clore(1996)은 이런 감정 기억은 대상물을 평가하는 시점에서 실제로 경험한 적이 있었던 감정이 투입된 것이라고 주장3하였다.

감정 기억을 분석하면서 나는 그동안 참석했던 세미나들의 페이지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그리고 어떤 감정들이 최종 선택에 개입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그 결과 각 페이지에 있는 감정적인 디자인이나 문구 또는 세미나 주제를 표현하는 제목 등이 나의 감정을 더 많이 자극할 때 더 쉽게 선택의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당장 이 세미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기술에서 뒤처질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남보다 더 앞서 갈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내용들이다.

종합해보면 내가 세미나를 결정했을 때 실제로 얻고자 하는 가치는 업계의 새로운 정보 또는 다양한 의견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분석을 통해서 이런 선택의 과정에서 장기 기억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과정 기억을 통해서 익숙한 방법으로 세미나를 검색했으며 어의 기억을 통해서 보다 신뢰 있는 주최 기관이나 연관된 기관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사건 기억을 통해서 잘못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무료 세미나를 될 수 있으면 피하고 감정 기억을 통해서 보다 감정을 자극하는 주제나 설명을 주로 보게 된 것이다.

위 사례 분석을 통해서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장기 기억들이 선택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 이런 기억을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판매 촉진의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

References

  1. 이정모, and 이재호. “기억 체계 이론.” 이정모 (편). 인지심리학의제 문제 I: 인지과학적 연관. 서울: 성원사 (1996): 159-197. 

  2. Yang, Dong-Won. “기억의메커니즘및기억장애질환.” 

  3. 최낙환, and 최관신. “연구논문: 상표평가에 대한 기억감정과 현장감정의 효과에 관한 연구.” 마케팅관리연구 7.3 (2002): 1-32.